식물일기

우연히 장미삽목, 결혼기념일 꽃다발 속 장미가 100일만에....

정보꾼2 2021. 4. 3. 17:5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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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녕하세요 :) 

저에게 정말 신기하고 의미있게 느껴졌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.

저희는 결혼 기념일이 연말이에요. 12월의 마지막 주에 결혼을 했답니다. 

2020년 12월의 마지막 주는 저희 결혼 기념 1주년이었어요. 

코로나가 한창 심해서 가까운곳으로 놀러도 갈 수 없는 상황이어서

남편과 저는 집에서 를 준비했어요. 

 

유행하는 파티 커튼도 붙이고, 풍선도 장식하고, 케이크와 맛있는 음식으로

즐거운 시간을 보냈죠 :) 

 

그날 남편이 저에게 꽃다발을 주었어요. 원래 남편이 꽃 선물을 잘 안하거든요.. ㅋㅋ 근데, 제가 결혼하고 식물에 푹 빠져 사는 모습을 봐서인지,,  인생 첫 결혼 기념일이라서인지,, 꽃을 잘 선물하지 않던 남편이 준 꽃다발이 너무나 소중해서 집에있는 병을 다 모아서 꽂아 두었답니다.

 

이렇게 와인병, 탄산수병, 토마토소스병(;;) 다 모아와서 꽃을 물에 넣어 주었어요.

사진에 보면 아직 꽃이 피지 않은 아이들도 많아서 꽤 꽃이 오래 갔답니다.

하지만, 줄기가 잘려 온 꽃들인지라 나중에는 다 바스라져 쓰레기통 행이 되었죠..

 

 

이날, 신이 나서 꽃 사진을 참 많이 찍었던 것 같아요 ㅎㅎ

 

 

다른 꽃들은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어서 다 시들었길래 버렸거든요,

 

그런데 유독 한 병에 있던 아이의 초록 잎이 좀 오래간다.. 는 느낌이 들었어요.

저희 집 거실 창가에 다른 식물들과 함께 둔 와인병 꽃이었는데요,

 

 

거실 공간 배치를 바꾸면서 찍었던 사진에서 확대를 해보았어요.

저~~~ 기 구석에 와인병 보이시나요?  저 아이인데, 저 사진이 2월 초에 찍은 사진이에요.

꽃들은 다 볼품없이 말라버렸고 아직 잎이 잘 보이지는 않아요,

만약 제가 저 와인병에 꽂힌 아이들을 "아 이제 시들었으니 버려야겠다" 했으면,

그 후, 지금의 이 감동을 느끼지 못했을 거에요. 

 

 

감사하게도(?)  바쁜 일상과 게으름에 눈길을 제대로 주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죠.

 

제가 얼마나 무심했는지;; 약 100일의 시간이 지난 3월 말 즈음에 

우연히 와인병에 꽃혀있는 꽃을 봤는데요...

 

 

 

장미 꽃은 다 시들어 말랐는데 주위에 푸른 잎들이 계속 푸른거에요 !!!!

 

저 와인병에 물을 넣었던 것도 처음 장미꽃 넣어 둘 때 가득 담았던 게 다였는데...

그 물을 거의 다 먹고 이렇게 푸르게 자랐어요.

 

 

 

와인병에서 꺼내보았어요. 뿌리,, 보이시나요 ? 

참 신기하죠, 싹둑 잘린 줄기에서 저렇게 튼실하게 뿌리가 자란다니..

장미 삽목 가능하다고 듣긴 했으나, 이렇게 의도하지 않고 경험하게 되니 더욱 신기하네요 ㅎㅎ

 

게다가,

 

 

첫 결혼 기념일에 받은 꽃다발 사이에 있던 장미가 약 100일이라는 시간이 지나서

이렇게 뿌리를 내리고 잎을 내고 살아냈다는 게 정말 크게 다가오더라구요.

마치, 우리의 사랑이 이렇게 지속될 거라는 느낌이....? ㅎㅎㅎㅎㅎ

 

너무 의미있는 이 장미,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

주택으로 이사가셔서 한창 정원을 가꾸는 저희 친정 부모님 댁에 가져갔어요.

조금더 병에서 키우다가 날이 좀 더 따뜻해지면, 정원에 심어서 장미가 피길 기도해봅니다.

 

예쁜 장미가 피면, 다시 블로그에 소식 올려볼게요 :)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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